어렸을 때 어른들을 보며 가장 신기했던 건 뉴스를 꾸준히 보는 것이었다. 어린 나에게는 뉴스가 너무 먼 세상의 이야기같았고 지루해서 아빠에게 채널을 돌리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출퇴근길에 뉴스 팟캐스트 또는 영상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는데, 어른들이 뉴스를 왜 꾸준히 보고 세상의 흐름을 알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의사결정 범위는 아주 좁다. 내가 오늘 뭘 먹을지, 입을지, 누구와 놀지, 무슨 과목을 공부할지 정도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도 의사결정을 잘 내리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어른의 의사결정 범위는 넓다. 내가 어디에서 살지, 무엇을 먹을지, 누구와 놀지, 어떤 도메인을 공부할지, 돈을 어떻게 더 벌지 고민하고 결정을 내릴 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면 큰 손해를 보거나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한때는 세상의 흐름을 읽지 않아도 본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으니, 굳이 세상의 흐름을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추상적인 본질을 아는 것만으로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본질을 읽을 수 있어야 맥락에 맞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나니 뉴스를 보는 빈도와 주제가 달라졌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비상계엄 이후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뉴스만 봤는데, 이젠 국내/해외 정세에 대한 뉴스를 두루 보고 있다. 아직 앎이 짧아 나만의 관점으로 뉴스를 해석하고 비판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어렵지만, 너무도 빠른 변화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천천히 나의 관점을 만들어보고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뉴스에 드러나지 않는 것까지 읽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