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전환점을 꼽자면 여러개가 있지만, 내가 다른 것을 사랑하면서 삶이 변화한 것은 샤이니가 유일하다. 벌써 8년이 넘는 시간을 좋아했는데, 변함이 없다. 노래가 좋아서 관심이 생겼는데, 영원한 최애 종현의 죽음을 계기로 확실한 샤이니월드가 되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팬이 되었다는 사실이, 말하기 부끄럽고 어쩐지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낱낱이 살펴본 나의 기억에 따르면 이것이 사실이다.
나는 후회를 잘 안하는데, 그가 떠난 뒤에야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게 된 것이 삶에서 유일한 (큰 범위에서) 후회이다. 그의 소식을 듣고 태어나 처음 상실과 마주했다.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무언가의 연결이 있었는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파서 그에 대해 더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뛰어난 감수성, 노래, 음색, 작곡, 섬세한 표현, 수려한 외모 등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특히 좋아 활동에서 핑크 머리, 푸른밤에서 밝힌 주사는 또렷이 기억하는 입덕 계기였다.
인간은 생명이므로, 가진 것이 있으면 부족한 것이 있다. 그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판단과 평가를 하는 사람이라서 그에 대해 알아갈수록 부족한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있었고 표현할 줄 알았다. 그래서 더욱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를 몰랐던 시절의 나는 함부로 추측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의 삶에서 입체적인 면모를 보지 못하고 하나의 사건만 보고 내린 섣부른 판단이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그때의 나처럼 하나의 사건만 보고 그에 대해 판단하는 듯 하다.
판단은 항상 부정적인 판단의 대상에게 상처를 입힌다. 부정적인 판단을 일절 하지 않고, 긍정적인 판단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도 그럴 수 있다. 인간은 생존에 유리한 결정을 하기 위해 빠른 상황 판단을 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므로 판단하는 사람을 나쁘다고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지능이 있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상대에게 상처를 덜 입히기 위해 판단의 주체를 바꿔볼 수 있다.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떨까?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면 조금 더 천천히 사려깊게 판단할 수 있고, 애를 쓰는 것이 상대에게도 느껴질 것이다.
내가 조금 더 사려깊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최애 덕분이다. 그는 내게 다정함과 섬세함의 힘을 깨닫게 해주었고, 하나의 면모만 보고 함부로 추측하며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주었다. ‘이해보다 인정’이라는 그의 가치관은 어려운 사람을 대하는 데 큰 무기가 되었다. 그의 가사가 실제가 될 줄이야.
신기해 널 알아가는 게 거침없이 날 더 비춰주고 있어
종현 - 빛이나
뿐만 아니라 샤이니를 좋아하면서, 한 번도 대화를 나눠보지 못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팬덤이라는 집단에서 강한 소속감을 느꼈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중요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운이다.
| 이번 신곡 POET | ARTIST 는 시인이 꿈이었던 종현의 목소리가 정말 오랜만에(약 8년) 삽입된 신곡이다. 가사, 운율, 멜로디, 창법에서 너무나도 종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들을 때마다 노래하고 춤추는 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계속해서 그와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노래가 미친듯이 좋으니, 들어보시기를 추천,, 저는 25일 이후로 이 노래 밖에 안들어요,, |
그가 부재한 동안 샤이니와 샤이니월드는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8년 뒤 25주년 콘서트에서는 내가, 그들이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분명 또 많은 것들이 변하겠지만, 샤이니와 샤이니월드는 여전히 그와 함께 자리를 지킬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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