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대 AI 연구원에서 진행되는 워크샵에 다녀왔는데, 드넓은 서울대 캠퍼스에서 번화가로 나오는 길에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보았다. 왠지 익숙해서 내가 와본 장소 같았는데, 더듬어보니 어렸을 때 아빠와 동생과 함께 과학적인 물놀이를 하고, 서울대 학식을 같이 먹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내 기억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오늘 아침 아빠에게 물었다. “예전에 융합과학교육원 간적이 있나?”라고 하니 아니나다를까 “거기 아이들 놀기 좋게 되어 있어서 낙성대공원이랑 같이 갔었지”라고 하더라. 다시 생각해보니 그동안 과천과학관이라고 믿었던 장소였다.

그렇다면, 나는 왜 십몇년 동안 이 장소를 과천과학관으로 오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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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쉽게 왜곡된다. 내가 해석하는대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드백을 통해 수정할 수 있는 여유가 중요하다. 여유가 없으면 내 기억에 강한 믿음을 가지고, 수정하기 싫어진다. 믿음을 바꾸려면, 꽤 많은 인지적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억은 저장이 아니라 재구성의 과정이라는 주장은 현대 인지심리학과 기억 연구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나는 특히 그렇다. 판단이 빠르고,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믿음 하나를 만드는 데도 이미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런데 믿음을 수정해야 한다니. 생각만해도 너무 피곤한 일이다. 유연성이 떨어지고 뻣뻣해 보일 수밖에.

이렇게 보수적인 나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피드백을 더 자주, 더 많이 받는 것이다. 아빠에게 피드백을 구한 것처럼, 내 믿음에게 수정할 기회를 더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