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월하다는 착각은 위험하다. 그리고 아마 우월감을 위한 욕심도 위험할 수 있다. 우월감은 비교와 경쟁에서 나온다. 손쉽게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비교와 경쟁은 끝없이 이어질 수 있다. 한 대상과의 비교가 끝나면 얼마든지 다른 대상과 비교를 시작할 수 있다. 쉴 틈이 없다. 여유가 없다.

심지어 우월감은 달콤하고 중독적이다. 가끔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실제보다 더 높게 느끼도록 한다. 실제로 나는 때때로 경쟁에서 승리하거나, 내가 더 나아보이는 상황에서 우월감을 느끼고, 도파민을 얻는다. 이제는 도파민에 중독되었는지, 나도 모르게 비교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조금이라도 지는 느낌, 조금이라도 내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면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한다. 실제로 사람들의 자기실현을 돕는다는 나의 비전에서도, 자기실현을 (사회적으로) ‘성공’하도록 돕겠다는 욕심이 그득했다.

무의식 속에 비교와 경쟁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에너지를 쓴다. 이렇게되면 정작 중요한 것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나의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승리가 아닌 경험 하나하나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불리한 상태가 되는거다.

최근에 알게된건 행복을 느끼는 조건이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것이다. 승리가 아니라 무승부, 패배하더라도 더 행복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불운을 온몸으로 맞아도 살아갈 길이 있다. 오히려 이걸 깨닫고, 비교와 경쟁 없이도 나를 존중하고 가치있게 여길 줄 안다면, 덜 괴로워진다. 웬만한 일을 수용할 수 있다. 이렇게 관대한 사람이 되면, 여유로워지고 더 자주 행복할 수 있다.

하동에 와서 버거 가게에서 하루 3시간, 주 4일 일하고 있다. 숙식을 제공받으며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자연을 즐기는 매일이 참 많은걸 깨닫게 한다. 우월하다는 착각, 우월감을 위한 욕심을 오랫동안 지켜오다가 내려놓은 느낌이 든다. 아주 괜찮은 느낌(?)이 든다. 평화에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너무 멋진 것만 하려고 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진짜 어른이 된다는건 내가 한낱 미물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라고들 이야기하던데, 왜 그런지 아주 조금은 알겠다. 내가 느끼는 행복의 일부분이 내 소명,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것을 알고, 다른 행복의 부분들을 챙기며 살아가야지. 기억에 남을 삶의 전환점인 듯 하다.

  • 아주 많은 영감을 주신 뉴욕털게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를 추천해주신 도환님께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