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30일의 글
권고사직으로 인해 고정 수입이 끊기자, 오히려 내 사고가 더 또렷해졌다. 쉽게 말하자면, 긴장이 생겼다. 회사란 대가가 보장된 곳이다. 한달동안 일을 하면 그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 이러한 굴레에서는 안전함을 비교적 쉽게 느낄 수 있고, 이에 기반하여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안전함에 기대어 도전을 미루게 된다. 큰 도전 대신 작은 성취를 쌓아나가고 싶어진다.
나도 마침 그러던 차였다. 복잡계를 공부하고, 교육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작은 성취에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라는 울타리의 붕괴는 큰 자극이 됐다. 조금씩 공부하는 것을 넘어 결과를 만들어내야겠다는 동기가 생겨났다.
작은 성취의 과정에서도 나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들의 메타인지를 쉽고 단순하게 올리면, 보다 선하면서 똑똑한 의사결정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저변에 깔려있었기 때문에, 영향력을 더 넓은 범위로 펼치기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보다는 작은 성공으로 시작해서 정말 유효한지 검증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고객에게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해서, 수익성이 있는지 프로토타입을 통해 확인하고, 원가를 낮추어 지속가능성을 만들고 싶다. 돈이라는 물질 자체에는 큰 욕심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더 많은 돈을 더 선한 방향으로 재분배하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하다.
사업의 핵심은 고객을 설득하고 유입시키는 ‘영업’에 있다는 것을 2024년에 배웠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영업’을 어려워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사람을 만나서 이게 얼마나 좋은지 말하고 설득하는 것은 할 수 있는데, 이걸 팔기 위해 설득하는 것 같아서 불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는 멋지지 않다는 생각과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짧은 생각은 리프레이밍하기 쉽다. 내 생각은 짧았기에, 영업은 진심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생각으로 쉽게 바꿀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거부감은 단순한 오해가 아니었다. 더 깊은 내면의 회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는 내가 무언가를 잘 못하는 꼴을 못 본다. 성공적인 경험만 하길 바라고, 실패를 아주 많이 두려워한다. 이런 나를 알기 때문에, 실패와 그로인해 발생할 손실까지도 미리 설계하려고 한다. 머뭇거림은 피드백 주기를 길게 만들고, 곧 나의 한계가 된다. 그리고 내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작년부터 울타리가 없는 생활을 회고했을 때도 같은 패턴이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키키님으로부터 배운 ‘악성코드’라는 개념이 딱 지금 이 패턴이다.
그리고 지금은 악성코드를 해킹할 기회로 좋은 기회다. 사실 나는 이전에 악성코드를 해킹했던 적이 있다. 함께 자라기를 못했던 사람에서 협력을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는 사람으로, 공감하기와 표현을 못하는 딱딱한 사람에서 공감을 통해 감사인사를 받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그때 유효했던 마인드셋은 ‘실험’이었다. 나는 계속 실험 중인것이다. 딱 하나에 대한 awareness를 켜고 모든 상황을 내 실험의 기회로 삼았고, 계속 적용하면서 결과를 확인하고 적응해나갔다.
이번에 도전하는 ’reframe.club - a.shift(Attentional Shift)’ 실험에서는 사람들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여, 영업하고, 설득하고, 많이 실패하면서 배우려 한다. 한계를 확장하기 위해 머뭇거림 대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 한다. 이 실험이 실패하면 회사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나의 한계를 넘어보려는 이 여정 자체가 이미 소중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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