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자연스러운 내가 되고나서 생긴 큰 변화는, 신나는 대화를 찾아다닌다는 거다. 그 전까지 내게 대화란,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목적 없는 대화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끔은 그런 대화가 너무 불편해서 상대방을 애정하는 것과 별개로 대화를 종료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그냥하는 대화’라는건 내 사전에 없었다. 하면 불리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실 은연 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드는 것이 부러웠다. 나도 대화에 참여하여 소속감을 느끼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경직된 나에게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이 욕구는 그냥 묻어두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욕구라고 여기었다.
올해 중순부터였을까? 목적 없는 대화에 참여하는 내 모습이 변화했다. 굳이 입을 열지 않았던 타이밍에서도 입을 열고, 지루함 대신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있는 상황에 한정되었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상대의 범위가 조금 넓어졌다는걸 발견했다. 도움이 될 것 같거나 좋아하는 특성을 빠르게 보여준 사람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탐색하기 시작했다. 상대에 대한 판단을 조금 미루니 더 다양한 사람들과 신나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 지금까지 목적 없는 대화를 경시하면서 참여를 어렵게 만든 원인은 내 안에 있었던 것 같다. 대화 속에서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신나게 대화의 리듬을 타는 대신 계산을 했던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그 시간 동안, 무언가 더 얻기 위해 했던 계산은 더 큰 가치가 내게 오는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어설픈 계산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신나는 대화에 몸을 맡기는 시도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무언가 얻고자 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무언가를 더 얻게 되었다. 신뢰, 연결, 영감, 통찰 등 계산할 수 없는 가리는 자연스럽게 태어나는 법이었다.
실제로 지난주 금요일 승범님과 나눈 대화는 무슨 목적이 있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는데, 글감이 여럿 나올 정도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빵을 고르고 있을 때부터 무언가 전과 달라진 느낌이 들었는데, 중요한 변화가 있으셨네요” 였다. 그동안 나의 변화를 알아주신 것이 감사하면서도 표정과 자세, 말투만으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대화할 때에도 좋았지만, 그 대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마음이 아주 좋았다. 확실히 이런 시간들이 나를 한층 더 살아나게 한다. 앞으로 삶에서 신나는 대화의 시간을 더 늘려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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