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함께 하는 일주일 회고의 시간의 일부를 기록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문장을 남길 수도 있고, 사진이나 영상을 남길 수도 있고. 주제와 형식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주에 가장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남길 것이다.

이번주에는 사랑을 간접경험할 수 있었던 장면을 남기고 싶다.

아빠의 쭈꾸미볶음

은재의 고등학교 합격을 축하하기 위해 아빠가 목요일 밤 늦게 올라왔다. 그리고 아빠는 금요일 아침, 궁남추어탕의 쭈꾸미를 내어주었다. 아마 은재가 지난 추석 먹고 싶다고 했지만, 급하게 귀경하느라 못 먹었던 것을 계속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본인의 생활을 하기에도 바쁠텐데 자식의 사소한 한마디를 기억하고, 챙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니. 대체 부모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궁남추어탕의 쭈꾸미는 불맛(아마 향신료)이 살아있다. 그리고 부여에 살았을 때 가족들과 함께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여기보다 맛있는 쭈꾸미집은 내 인생에 아직 없다) 그래서 이걸 먹으면 내가 부여에 존재했을 때의 향수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투박하고, 미숙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지만 맛있는걸 먹여주고 싶은 마음. 그 울퉁불퉁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사랑으로 마음을 가득 채운 채, 집을 나서면 걸음걸이와 말투에 자신감이 가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금요일은 이번주 중 가장 당당한 하루였다.